한국형
‘의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심장마비 예측
수백만 임상ㆍ유전체ㆍ일상생활 데이터 분석으로 만성질환 관리부터 암
치료까지
서울아산병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기술 개발
2일(금) 심포지엄서 미래창조과학부 등 각계 전문가와 의료 빅데이터 활용 방안
논의
#고혈압을 앓고 있는 50대 직장인 김모씨.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 센서를 통해 맥박과
혈압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가 기존 건강 데이터 등이 연동된 헬스케어 빅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분석된다.
스마트폰에 경고 메시지가 뜬다.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 김모씨는 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고 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이미 심장 혈관이 반쯤 막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심장 마비의 가능성을 찾게 되었다.
거대
정보로부터 가치를 창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 이른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이처럼 심장 마비를 예측하는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임상, 유전체, 일상생활 등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 및 연계해 개인의 미래 건강에 대해서도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합의했다.
이른바 한국형 ‘왓슨 컴퓨터’인 의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해
수백만 의료 데이터를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하게 하는 맞춤형 통합 의료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공동
연구팀은 한국형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개인 건강의 지속적 관리는 물론 암, 심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에 대한 예측 및 최적의 진단?치료
가이드를 제시하는 차별화된 맞춤형 보건의료 시스템을 마련한다.
특히 이번 공동 연구는 기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가 작성한 진료 기록을 분석,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미국 ‘왓슨 컴퓨터’의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과는 또 다른 서비스를 제시하는 데 그 목표를 둔다고
밝혔다.
수백만
건강정보를 통합 분석한 의료 빅데이터에 특정 대상자에 대한 임상 기록과 함께 유전체 데이터, 기후 및 환경 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측정
및 저장이 가능해진 일상생활 데이터를 결합해, 만성질환 관리부터 암 치료까지 한 개인의 질환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더불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에 기반한 질환 연관성, 약물 부작용, 유전자 연구 등을 통해 질환의 예측 및 진행, 예후를 밝혀 궁극적으로 질환 극복에도
도전한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빅데이터의 진정한 활용
가치는 단순히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고 분석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에 그 핵심이 있는 것으로, 일일 외래환자
1만 2천여 명, 연간 수술 환자 6만여 명에 달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의료 빅데이터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새로운 건강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의료 빅데이터의 수집, 처리, 분석, 적용의 4단계를 거쳐 구축되며,
향후 5년 내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공공기관, 외부 의료기관, 통신사업자, 디바이스 업체 등 산ㆍ학ㆍ연ㆍ병의 유기적 협력 체계 속에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9월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헬스케어 빅데이터 센터’란 전문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인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먼저
첫 단계에서는 4백여만 명의 환자, 6억 7천 7백여만 건의 처방, 2억 6천 8백만 건의 진료 기록, 2천 2백만 건의 영상 기록 등 방대한
서울아산병원의 임상 정보를 익명화해 연구용 빅데이터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데이터 수집과 처리 과정에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관련 법률을 준수하는 개인정보 익명화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 가동한
ABLE(Asan BiomedicaL Research Environment)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대상자의 이름, 상세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삭제된 채 익명화된 임상 정보만이 연구에 활용된다.
또한
개인의 건강정보를 통합 분석하기 위해 쉽고 편리하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생체정보 측정 디바이스와 함께 정보 처리를 위한 표준화 및
데이터 전송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다양한 의료 빅데이터의 수집과 저장을 위한 플랫폼 개발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힐링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진행한다. 클라우드 기반 분석 플랫폼과 함께 국제 표준 다기관 데이터 통합 기법
및 의료 데이터 전송 기술도 개발한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는 분석 과정을 거친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심혈관 질환에 관한 의료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 데이터는
표준화된 진단법과 치료법으로 정형ㆍ비정형 자료의 취합이 용이하며 환자 변이가 크지 않아 분석 기술 개발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심장마비 및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사전 예측, 심질환 진단 정확도 증가, 급성 부정맥 사전예측, 약제
순응도 및 부작용 모니터링 예측에 관한 연구 등이 진행 중으로, 개발된 분석 기술은 향후 다른 질환 영역에 표준화돼 적용될
예정이다.
실제
심혈관계중환자실 환자의 생체신호를 이용해 치명적인 심실부정맥을 그 발생 한 시간 이전에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최근 개발한 바 있다. 2천 5백여
명의 환자로부터 획득한 생체신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심실부정맥 예측 시스템이 시행되고 있으며, 전체적인 예측 성능은 90%에 가까운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최근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유병율의 증가로 의료비 증가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및 편차에 대한 문제가 커지고 있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는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기에 현재 법ㆍ제도 등의 주변 환경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환자 진료, 의료 관련 개발 및 연구, 공익적 목적으로의 이용 등 우리의 상상력이 닿는 모든 부문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의료 산업
및 병원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과 선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오는 10월 2일(금)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해 각계 빅데이터 전문가들과 함께
헬스케어 빅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의료 빅데이터의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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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슨 컴퓨터란?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인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유명 퀴즈쇼에서 인간과의 대결을 통해
승리를 거두며 그 성능을 인정받았다.
혁신적인 인지 컴퓨팅 기술을 갖춘 왓슨은 이후 의학 분야에서 활용되며, 6십만 건의 의학적 근거,
42개 의학 저널과 임상시험 데이터로부터 약 2백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학습했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의사가 작성한 진료 기록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
이러한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 왓슨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실제
지난해부터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와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MSKCC), 클리블랜드 클리닉, 뉴욕 유전체 연구소가 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 중이다.
실제 진단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2014년 미국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MSKCC의
연구결과 전문의들과의 진단 일치율이 대장암의 경우 98%, 직장암 96%, 방광암 91%, 췌장암 94%, 신장암 91%, 난소암 95%,
자궁경부암 100%에 달하고, MD Anderson 암센터에서 수행한 백혈병의 경우 83% 정도의 일치율을 보였다. 최근에는 EMR 텍스트
분석, 의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IBM은 현재 Dr. Watson이라고 시스템을 홍보하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원한다면 빅데이터를 가지고 환자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