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대응하는 CEO의 자세
스타트업 라이프란 마치 수많은 공포 구간이 있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경험 많은 사업가라도 혹은 이미 성공을 맛본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스타트업이란 게 마치 벽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지만 제동장치조차 없는 모습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자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한 곳은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주요 투자자가 나가버릴 뻔한 적이 있다.
이 투자자를 잃는다는 건 해당 라운드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고 결국 라운드 자체가 증발해버릴 정도의 도미노 효과까지 있을 수 있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 스타트업은 진행 중이던 투자 라운드가 잘 끝날 걸 가정해 현재의 번 레이트(burn rate)라든지 비용 구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따라서 투자 라운드가 없어지거나 몇 달만 뒤로 미뤄져도 이들에게는 죽음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앞서 언급했듯 경험 있는 사업가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심지어 한 번 이상 말이다.
그렇다면 이 일이 여러분에게 일어나 세상이 절망적이고 어둡게 보일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런 잠재 위험 상황에 빠지지 않는 식으로 일하기 바란다.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는 하나는 바로 맹목적 믿음이라 부를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빠지는 일이다.
두 눈 질끈 감고 모든 게 잘될 것이라 믿기만 하는 건 곧 재앙을 부르는 레시피와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아닌 것.
문제란 무시해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하라.
여러분이 직접 방도를 찾지 않으면 이런 방도 중 하나가 여러분을 찾아온다.
자신의 스타트업을 랜덤 결과값에 의존하게 할 것인가?
필자라면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또 하나 피해야 할 점은 바로 두려움을 발산하는 것이다.
직원 또는 투자자 앞에서 지나치게 정직해야 할 때가 아니다.
주위 사람에게 곧 당신이 실패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게 되면 곧 그 예언을 실행할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두려움이나 무관심 상태에 빠지기보단 차라리 그 사이 어딘가 지점을 찾는 게 좋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차분한 상태여야 할 것이다.
상황은 결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처럼 나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에서 벗어나 살아남을 확률은 확실히 0보다는 높다.
이런 중대한 상황 앞에서 현재 목표를 유지한 채 최대한 논리를 끌어내는 게 좋다.
따라서 가장 먼저 마음을 진정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심리 상태에 따라 자칫 잘못된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만일 이런 평정심 회복을 위해 몇 시간이나 며칠이 걸리더라도 이 시간을 충분히 써서 다시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힘쓰기를 권한다.
다음은 행동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만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이라도 이 역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체스를 두는 것처럼 모든 가능성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여기선 뭘 할 수 있을까.
혼란에서 벗어나게 해줄 한 수는 뭘까.
만일 이런 방도가 없다면 가장 적은 피해를 줄 수는 뭘까.
모든 끔찍한 상황은 그 자체로 특별한 케이스겠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인 즉 어떤 행동을 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말고도 하기로 결정한 행동을 실제 실행할 수 있는 시간까지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처음에 떠올렸던 옵션보다 더 많은 길이 있기도 할 것이다.
생각할 수 없었던 계획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어쩌면 직원을 해고하거나 예산을 줄이거나 혹은 가장 마음에 들던 일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건 모두 유효한 계획일 수 있으니 고려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여러분에게 가장 쉬운 일을 고르는 게 아니라 기업을 위한 최선의 선택지를 고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일을 혼자 해내기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면서 너무 가까이에 있지 않은 누군가에게 모든 상황을 말해보라.
장단점 모두 말이다.
이와 함께 여러 다른 계획을 살펴보고 결론을 도출해보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뽑아낸 결론은 하나 이상 계획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앞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아마도 플랜A나 플랜B 같은 게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발 상황에서도 대비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일단 이런 식으로 몇 가지 계획을 세우게 되면 이 중 일부는 상당히 극단적이거나 불편하더라도 다가올 미래에 뭐든 대비할 준비는 된 셈이다.
그리고 이 뒤에 어려운 부분이 다가온다.
바로 미리 세웠던 계획에 충실하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좋든 싫든 말이다.
서두에 밝혔던 필자의 포트폴리오 기업은 어떻게 됐을까.
CEO는 초기엔 당황했지만 곧 진정하고 수준 높은 대응책을 찾아 이를 통해 투자자가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추가 조치가 필요 없는 상태로 투자 라운드를 끝낼 수 있었다.
해피엔딩이었다.
물론 여러분이 겪는 문제의 엔딩은 이와 다르거나 덜 행복한 상태일 순 있겠지만 여전히 다른 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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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람 제닉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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